신봉희 뻔뻔 Fun Fun

유머는 엉뚱하다 - 신봉희

신봉희 2011. 8. 24. 12:53

 

유머는 엉뚱하다

의외성이 담겨져야 한다

일반적인 이야기와 유머가 다른 점, 즉 유머의 특성은 첫째로 놀라운 의외성이다. 유머에는 대게 우리를 놀래키는 내용이 많다. 그 놀라운 의외성은 무엇인가?

우리들은 어떤 말이나 이야기를 들으면, 어떻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유머에서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전제를 파괴함으로써 예상한 것과의 불일치로 놀라움을 일으키고, 그 놀라움이 웃음을 발생시키는 원인이 된다. 누구나 다 아는 뻔한 결말을 낸다면 유머가 아니다.

우리가 어떤 사물에 대하여 생각할 때 반드시 비교와 대조를 한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유머는 펀치라인과 셋업라인의 교묘한 대비로 웃음을 유발한다고 볼수 있다. 유머도 어떤 과정이나 결말을 설명하기 위해 비교와 대조를 하게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즉, 대조를 통해 엉뚱한 결론을 가져온다. 보다 코믹을 의도적으로 만드는 기교는 어떤 세상에 대하여 비꼼, 대비, 모방, 반복, 과장 등으로 엉뚱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쇼펜하우어도 ‘웃음의 원인은 콘셉트와 실제 실물사이에서 오는 불일치의 갑작스런 인식에서 오며 웃음은 부조화의 표현으로서 이것을 패러독스’라고 하였는데, 이것은 불일치에 의한 유머를 잘 설명해준다.

철학자 ‘칸트’는 무엇인가 중대한 것을 기대하고 긴장해 있을 때 예상 밖의 결과가 나타나서 긴장이 풀리며 우스꽝스럽게 느껴지는 감정의 표현이 웃음이라고 한다.

기대한 것과 불일치에 의한 유머는 유머를 듣는 사람이 머릿속에서 생각하고 있던 말과 실제로 나온 말 사이에서의 불일치가 전혀 뜻밖의 것임을 파악했을 때 생겨나는 유머인 것이다. 이런 예상외의 반전으로 빚어지는 웃음은 놀람이나 기대의 어긋남, 긴장과 그 이완의 해석에서 나온다. 유머 스토리를 들은 사람이 엉뚱한 모순이라고 느낄 때 사람은 웃게 된다.

유머는 상식을 파괴한다.

어느 사회에서나 보편적인 상식이나 관행을 벗어나거나, 전혀 발상이 다른 예상 밖의 말을 들으면 사람들은 엉뚱하다고 여기고 여기서 종종 웃음을 짓게 된다. 유머의 펀치라인에는 셋업라인인 전제를 벗어나는 캐릭터의 예상외의 행동이나 결말로서, 지식을 파괴 하여 모순을 일으킨다.

우리는 유머의 전제인 셋업라인에 댛 지식을 가지고 생각하고 어떻게 될 것이라고 순간적으로 판단한다. 그 지식 중에 대표적인 것이 일반 상식이나 문화적 지식, 대화 당사자 간의 배경지식 등이 있다.

일반 상식이란, 정상적인 일반인이 가지고 있거나 또는 기지고 있어야 할 일반적인 지식으로 깊은 고찰을 하지 않고서도 극히 자명하며 많은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지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상식을 벗어난 유머 스토리는 대중성이 있다.

문화적 지식은 동일한 민족이나 문화 공동체에서 공유되는 지식이다. 이를 이용하여, 동일한 문화나 민족 공동체 안에서 당연히 전제하고 있는 사실을 부정함으로써 불일치를 일으키게 만든다. 풍자나 조소, 야유, 적대감, 인종, 지방색 등은 모두 이런 요소를 가지고 있다.

TV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을 소재로 뮤지컬을 만들었다고 가정해 보자. 시작을 알리는 시그널 음악과 ‘딩동댕’ 종소리가 너무나 정겹게 다가올 테다. 부산 아지매가 롯데 자이언츠야구복을 입고 ‘부산갈매기’를 부르면 그 자체로도 매우 흥미롭다. 사회자가 “이 분은 무대까지 올라오시는데 10분이 걸려요. 충청도에서 왔거든요”라고 말할 때 객석은 웃음바다가 될 것이다.

당사자 간의 배경 지식은 일반적으로 상호 공유하는 지식을 의미한다. 따라서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끼리, 당연히 공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벗어남으로써 불일치를 일으키고, 이것이 유머 특히 위트를 생성하는 메커니즘으로 작용한다. 지식의 파괴 방법에는 ‘상식의 파괴’와 언어규범의 파괴로 2가지를 들 수 있지만, 양자는 차원이 다르다고 하겠다. 후자는 예상을 벗어나기는 하지만, 기교에 더 가깝기 때문에 오히려 위트로 보아야 한다.

어리석은 말과 행동이 웃긴다.

이른바, 못나고 어리석은 사람인 바보를 소재로 한 유머는 동과 서를 불문하고 인기 있는 유머로 자리 잡고 있다. 유머의 주인공은 대개 어리석다. 멍청이요, 멍텅구리가 많다. 슬기롭지 못하고 상식에 벗어난 행동을 하며 둔하기도 하다. 텔레비전의 코미디 프로나 개그맨이 나오는 프로를 보고 있노라면, 출연자들이 뭔가 잘못되고 어리석은 말과 행동을 해서 우리를 웃긴다. 이런 웃음의 모티브는 상식에 벗어난 것도 되겠지만, 웃는 사람 자신이 은연중에 ‘나 같으면 저런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을 텐데’하는 심리도 있다. 웃음의 대상보다 자신이 더 잘났다고 생각하는데서 나오는 웃음이라는 의견도 있다. 즉, 인물의 어리석은 행동이나 타인의 실패를 웃는 것은 우리 내부에 숨어있는 우월감의 표명인 셈이라고 한다.

이에 대하여, 오히려 등장인물에 대한 안타까움이나 동정심에서 촉발된다는 의견도 있다.

어떤 유머는, 표면적으로는 이치에 맞지 않는 듯하나, 실은 그 속에 절실한 뜻이 담기도록하는 패러독스가 담겨져 있어 오히려 우리에게 교훈을 주기도 한다.

[웃음의 샘]

오래된 직업

의사, 엔지니어, 변호사 이렇게 세 사람이 누구의 직업이 가장 오래 되었느냐 하는 문제를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신이 창조를 시작하신 여섯 번째 날에 아담의 갈비뼈를 떼어서 이브를 만드셨잖아? 그러니까 신은 처음에 외과 의사였어! 하고 의사가 말했다.

그러자 엔지니어가 한마디 했다. “천만에, 그보다 신은 혼돈과 혼란으로부터 이 세상을 만드셨네. 그러니까 신은 처음에 엔지니어인 셈이지.”

“그거 꽤 재미있는 생각이군.” 변호사가 잘난 체하며 말했다.

“하지만, 그 혼돈과 혼란을 만든 이는 과연 누구이겠는가?